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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놀 이야기

    • 01

      Jan
      2017

    기다림, 그리고 만남

    관리자
     

    대림(待臨),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시기를 가톨릭교회에서는 대림시기라고 합니다. 저는 2016년 11월 28일부터 12월 22일까지 대림시기에 메리놀병원 33병동에서 이제껏 만나지 못했던 가난한 예수님을 기다렸고 마침내 만났습니다.

     

    성경에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5,3)는 말이 있습니다. 메리놀병원 33병동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마음이 가난한 이들로서 하늘 나라를 소유한 이들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은 마음, 정신이 무너져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이들로, 저는 이들로부터 성경 속 가난의 의미를 새로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참된 가난속에, 그 행복 안에 초대받게 되었습니다.

     

    흔히 큰 지하철역에 가보면 ‘만남의 광장’이라는 곳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쉬어가는 데에 쓰이기도 하지만 본래의 목적은 누군가를 만나고자 기다리는데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만남을 위해 기다리는 데에 그 장소가 사용되고 있기에, ‘기다림의 광장’이라는 표현이 더 맞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만남의 광장이든 기다림의 광장이든 이곳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이들의 자리임은 틀림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짧지만 약 3주간 메리놀병원에서 봉사활동은 한마디로 표현해보자면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기다림의 광장’이자 ‘만남의 광장’이었습니다. 아기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흐트러진 머리칼과 옷맵시를 바로하고 설레는 마음을 품는 곳, 마음이 가난한 이들과 함께 가난하게 오신 예수님을 가슴에 초대할 수 있었던 곳...

     

    어느덧 봉사활동을 마무리할 때가 되었습니다. 봉사활동이 끝나면 속이 시원할 만도 한데 어찌된 것이 무척이나 아쉽기만 합니다. 그러나 아쉬움은 지나간 것을 계속해서 기억하게 하는 신비로운 힘을 지님을 알고 있기에, 앞으로 펼쳐지는 알 수 없는 삶 속에서 메리놀병원에서 가슴으로 느낀 것들을 잊지 않고 소중히 간직하고 나누며 살아가기를 약속드리며 아쉬움을 대신합니다.

     

    끝으로 “기뻤습니다. 메리놀병원에서 대림시기를 보낼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이곳에 초대해주셔서.” “행복했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이들과 함께여서...”

     

    2016. 12. 22

     

    남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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