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하루

詩가 있는 하루

권복례

우체국과 이웃하고 있는 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보내야 할 편지와
받아보고 싶은 편지들이
날마다 수북하게 쌓였다.

오늘은 화살나무가 잎을 피우고
어제는 산수유가 꽃을 피웠다.
내일은 벚나무가 꽃을 화라락 피우리라
그리고 하르르하르르
벚꽃이 지리라
그렇게
그리움이 피었다가 질 무렵

붉은 띠를 건물 한가운데에 두른
우체국 창구에도
수많은 편지들이 쌓이고 보내지고 하고 있을 즈음

바람이 어디서인가 불어 와 잎을 피우고 꽃을 피우듯이
두고 온 사람들의 소식이 궁금했지만
우체국에는 가지 않았다.
3월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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