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하루

詩가 있는 하루

이 승 원

청진기를 들고
의사가 된 아이가 다가오면
배를 들어 올리며 환자가 된다

주사기를 들고
다가선 아이 앞에선
엉덩이 내밀며 아픈 척 해준다

가위와 드라이기를 들고
머리를 만지작거리는 아이에겐
미용실 손님이 된다

책 한권 들고 와
내밀며 읽어 달라하면
이야기꾼이 된다

앞서 걸어간 그분이
몸소 보인 것처럼
사랑은 내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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