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여 옥 초여름 저녁이 천천히 스며들어 하루를 길어 올린 초록 잎들이 쉬고 있다 눅눅해지는 소리들이 나뭇잎에 내려앉는다 놓쳐버린 마음일까 길들여지는 밤 돌아오지 않는 안부가 궁금하다 차오르는 그리움 들숨과 날숨 사이에서 허공을 몰고 흩어진다 어둠을 나르는 길 당신이 머물다 떠난 발자국이 하얀 구름 위로 걸어간다 가슴으로 부를 이름 풀잎에 띄워보낸다 - 윤여옥 시집『사랑의 발효』(시선, 2018)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