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하루

詩가 있는 하루

강민경

내 고집만 세울 수도
그렇다고 양보할 수도 없으니
이를 어쩌나! 잔설 아직 녹지 않았는데
제 시절이라고 눈 밑에 숨겨진 씨앗 하나
두려움 없이
틔운 싹 수런거리는 담 밑에 푸른 생명
새 봄맞이 잔치 한참입니다

경칩 맞아 입 열린
개구리 울음소리 천지 사방 술렁여
봄소식 전하는 성숙한 소란에
여무는 밝고 신선한 햇볕
꽃샘바람의 시샘 따위는
두렵지 않습니다
흔들릴 염려 없는 여유로움
그 많은 변화에도
밝고 포근하여 저 할 일 잊은 적 없는
이력 일깨우는 침묵 속에 사계절이
뜨끈뜨끈한 햇빛의 참사랑을 안고 있습니다

담 밑 푸른 싹들
잔설 쫓는 볕 좋은 봄날
개구리울음 소리에 귀 기우리는
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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