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시(詩)를 쓰고 싶다.
낡은 만년필에서 흘러나오는
잉크 빛보다 진하게
사랑의 오색 밀어(密語)들을 수놓으며
밤마다 너를 위하여
한 잔의 따뜻한 커피 같은 시(詩)를
밤새도록 쓰고 싶다.
겨울에는
사랑을 하고 싶다
네프류도프 백작을 사랑한 죄로
시베리아 유형(流刑)을 떠나는 카츄샤처럼
간절한 그리움이 되어
눈 내리는 겨울에는
벽난로의 불꽃같은 슬픈 사랑 하나
목숨 다할 때까지
지니고 싶어진다.
- 전재승
1991년 12월 01일 -시문학사- 출간 『가을 시 겨울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