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눔

두 다리, 두 팔이 멀쩡한 것만으로도, 웃는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축복입니다.

작은 꽃,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 같은 어여쁜 아이들은 부산 중심가를 벗어나 높이 쌓인 컨테이너 야적장을 거쳐 큰 배들이 정박해 있는 감만동 부두 근처에 있습니다. 그곳은 소화영아재활원입니다. 어린 꽃들이 생활하는 그 곳에 우리 메리놀인이 봉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수소문 하였습니다. 복도를 지나가면서 마주치며 인사하던 선생님들이 그곳 봉사자이셨네요. 일단 밝고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부터 찍고,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선생님들의 봉사는 벌써 1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올해 가을이면 2년에 접어드네요. 한 달에 한두 번 지체장애와 지적장애,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는 작은 아이들을 만나러 가게 된 이유는 성경공부 모임에서 부터였습니다. 성경공부를 나누면서 누군가 ‘그럼 봉사라도 할까요?’ 라는 말에 성큼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역시 시작은 이렇게 소박하고 미약한가 봅니다.

선생님들은 스스로 음식을 먹기 어려운 작은 아이들에게 섭식 봉사를 주로 하지만, 실은 바쁠 땐 어떤 일이라도 해야 하는 만능인들입니다. 안아주고, 흔들어주고, 먹여주고, 한편에서는 청소를 하면서 작은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체온을 나누지요. 우리는 흔히 이 작은 아이들이 세상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들려주면 누구보다 반갑게 현실을 마주한다고 합니다. ‘그래 맛있어?’, ‘잘 먹네’ 라고 말을 걸고, 등을 토닥거리면 어느 순간 함박웃음으로 세상과 소통합니다. 생활이 바빠 봉사에 빠지는 날도 있지만 다른 일을 하면서도 마음은 작은 아이들 곁에 있어서 봉사를 빠지는게 더 괴롭다고 합니다. 역시 책임감은 우리를 가만히 두지 않지요.

선생님들의 이야기에는 ‘감사’라는 단어가 참 많이 나왔습니다. 두 팔, 두 다리가 멀쩡한 것도 감사하고, 웃는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것도, 당연하지 않은 ‘감사’한 일입니다. 선생님들은 메리놀에서 메리놀인으로 제법 오랜 세월을 보내면서 많은 것을 받아서 참 감사하다고 합니다. 이제는 메리놀에서 받았던 것들을 다시 주고 싶은 마음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은 작은 아이들을 통해서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되어 감사하지요. 시험을 치고, 수업을 듣는 것만이 배움은 아닐 것입니다.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해서 고마워하는 것도 배움이겠지요.

웃는 사진이 주름져 보인다고 싫다는 선생님들 의견에도 불구하고, 저는 밝고 경쾌하게 웃는 이 사진이 참 좋습니다. 선생님들의 마음처럼 사랑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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