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마지막 달입니다. 하루하루 가장 활동적인 시간들을 병원 건물 안에서 지내다보면 바깥 풍경의 변화에 둔감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잠시 마음을 집중하여 나무들의 모습을 지켜보면 여러 가지 생각과 느낌이 교차합니다. 봄부터 여름을 거쳐 가을을 지나고 겨울을 맞으며 나무들은 변화무쌍한 기후 속에서 자신의 생명력을 뿜어내며 존재해왔습니다. 이러한 나무들의 존재는 인간문명이 이룩한 그 어떤 성과보다 생태계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가장 많이 기여한다고 여깁니다. 나무가 없는 사막을 떠올리면 나무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부산가톨릭의료원 산하 메리놀병원과 부산성모병원도 한 해를 살아왔지만, 이런 나무들처럼 부드러우면서도 다정하게, 묵직하고 든든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환우들에게 위로와 활력을 주는 치유활동을 제대로 했는지 반성합니다. 많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나무가 그러하듯이, 새로운 봄을 준비하겠습니다. 우리가 왜 이 자리에 서 있는지 묻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는 태도를 추스르며 살아가겠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우리를 성원해주시는 모든 은인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연말연시 충만한 시간을 가지시길 기원합니다.
부산 가톨릭의료원장 노영찬 세례자요한 신부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