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하루

詩가 있는 하루

이 채

사랑보다 찬란한 보석이 없음을
정녕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를 미워한 날이 더 많았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믿음 보다 진실한 빛이 없음을
가슴으로 새기고 새겼어도
불신의 늪으로 높은 울타리만 쌓았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용서보다 아름다운 향기가 없음을
진실로 깨닫지 못하고
반목의 싸늘한 바람만 불어왔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비우고 낮추라는 말이
정녕 옳은 줄은 알지만
부질없는 욕심의 씨앗만 키워왔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
변명으로 포장한 고집과 아집으로
고요한 자성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끝내 용서하지 못하고
끝내 홀로인 고독의 외딴 방으로
어리석게도 스스로 자신을 가둬버린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나만 잘 살고
나만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불치의 이기심을 버리지 못한 채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뒤돌아서 당신을 비난했던
슬기롭지 못한 나를 용서하세요
지혜롭지 못한 나를 용서하세요

12월의 창문을 열고 하늘을 보니
곧 하얀 눈이 펑펑 올 것 같습니다
그때, 내 마음의 천사도 함께 왔으면
오늘은 왠지 하얀 눈길을 걷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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