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눔

착한 사마리안 기금

지난달에 이어서 호스피스 실 목요일 봉사자님을 만났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봉사자님들에게 호스피스 활동을 하면서 만났던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건 참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이미 돌아가셨고, 누군가는 지금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니까요. 아직 우리 스스로는 죽음이 아직 멀었다고만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죽음은 공평하고, 또 불쑥 찾아오기 마련이지요.

목요일 호스피스 팀장이신 황경숙 님이 만난 특별한 분은 ‘베토벤’이라고 불린 베드로 님입니다. 그 분은 팀장님의 첫 환자였지요. 베드로 님은 폐암 말기이지만 무척 유쾌하고 아내와도 사이가 좋았습니다. 그 분의 아내도 유쾌하셔서 황경숙 님이 호스피스 봉사를 가는 날이면 여자 친구 왔다면서 농담도 하셨지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병이 심해지고 익숙해질 수 없는 죽음이 찾아왔습니다. 그 분이 돌아가시고 몇 주가 지난 어느 날 황경숙 님은 베드로 님의 아내로 부터 한밤중에 전화 한통을 받습니다. “전화를 받지 않아요.” 울음을 참으면서 쏟아 낸 한마디에 황경숙 님은 바로 그녀를 만나러 집을 나섰습니다. “남편을 그렇게 쉽게 보내지 말았어야 했는데…”라며 황경숙 님을 붙잡고 우는 아내는 그에게 잘 해주지 못해서 아쉽고, 미안하고, 그리워하였습니다. 그녀의 상태가 걱정된 황경숙 님은 베로니카 수녀님과 상의하여 적극적인 치료를 받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 도움으로 그녀는 깊은 슬픔에서 빠져나와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그녀는 남편이 그리운 날에 황경숙 님께 전화를 한다고 합니다. 그녀 에게 남편의 마지막을 함께 기억하는 황경숙 님이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또 다른 특별한 만남의 주인공은 호스피스 봉사자 정연실 님입니다. 정연실 님은 방문 호스피스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정연실 님과 함께 하고 있는 분은 42세의 유쾌하고 아름다운 아가씨입니다. 어떤 이유에선지 그녀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신장암에 걸려서 지금은 뼈로 전이 되어 힘든 투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종교가 없었던 그녀는 정연실 님을 만나고, 대화하면서 하느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시간이 없었습니다. 교리를 공부할 시간도 기도에 대해 배울 시간도. 그러나 이미 그녀는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이 깊어지면서 하느님의 자녀가 될 준비는 이미 다 되었고, 베로니카 수녀님과 정연실 님의 도움으로 지난 2월에 영세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성스럽고 감동적인 영세식을 마치고, 그녀는 여전히 씩씩하고 밝게 암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오랫동안 금식을 하여 움직일 힘도 없지만 여전히 웃을 줄 알고, 아무렇지 않게 죽음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마치 감기 처럼이요. 정연실 님은 그녀를 만나면서 자신의 신앙이 더 깊어진다고 합니다. 서로 함께 한다는 것이 하느님의 사랑이겠지요.

이밖에 4년 동안 샴푸 봉사를 하는 최금순 님도 자리를 함께 하셨습니다. 누워서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머리를 감겨주는 봉사를 하시는 최금순 님은 호스피스 활동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게 해주었습니다. 오랫동안 씻지 못하는 분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 머리를 만져주는 일은 정말 숭고해 보였습니다. 수줍어하시면서 한사코 칭찬받을 일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최금순 님의 따뜻한 마음이 매우 감동적입니다.

마지막으로 봉사자들이 남긴 한마디가 마음속을 울렸습니다.
“새 생명이 태어날 때 부모들이 아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처럼 우리도 죽음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 시작은 유서를 써보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 죽음이 찾아올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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