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눔

착한 사마리안 기금

이것은 호스피스 봉사자들이 생각하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봄장마라고 불릴 만큼 이번 봄에는 유난히 비가 자주 내렸습니다. 호스피스 목요일 봉사자 선생님을 만나러 가던 날 다행히 잠깐 햇살이 비치면서 7층 테라스에서 아름다운 미소로 가득한 선생님들을 찍을 수 있어 행운이 있었습니다.

목요일 호스피스 실에는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황경숙 팀장님, 친구 따라 호스피스 봉사를 시작하신 김은주 님, 부부이시면서 갓 교육을 마치고 봉사를 시작하신 김승덕, 윤순희 님, 30년 전에 메리놀병원에서 근무하신 적 있는 정용숙 님, 겸손쟁이 박미영 님, 출장 호스피스라고 농담하시던 방문 호스피스를 담당하시는 정연실 님, 부끄럼을 많이 타시지만 묵묵히 샴푸 봉사하시는 최금순 님이 계셨습니다. 베로니카 수녀님이 좋은 차를 내어주시더니 어디선가 딸기가 나오고, 편안한 찻집처럼 편안한 이야기로 금방 채워졌습니다.

먼저 어떻게 호스피스 봉사를 시작하셨는지 여쭈었습니다. 김은주 님은 가족들이 오랫동안 병원 생활을 하셔서 병원 봉사만큼은 절대로 안하겠다고 다짐하셨는데 친구 따라 호스피스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하십니다. 정말 ‘친구 따라 강남간다’고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면서 웃으시면서 말씀하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렇게 친구 따라 온 호스피스 봉사가 벌써 1년 6개월째입니다. 오랫동안 가족들 간호로 힘드셨을 텐데 호스피스 봉사를 하시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그리고 박미영님은 평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많으셨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TV에서 호스피스에 관해서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저것이구나라고 생각하시고 용기를 내어 이 일을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 환자들을 만나면서 환자를 위하는 게 어떤 것이지 고민하면서 자신이 없어지고 많이 움츠려들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여러 봉사자와 수녀님,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된 상담선생님 덕분에 그때의 모든 고민이 욕심이었구나 생각하며, 자신감 있고 활기찬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살면서 기쁜 전환의 기회를 호스피스 활동에서 찾았다는 선생님의 이런 배려와 고민 덕분에 호스피스 환자들과 더 깊은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승덕 님과 윤순희 님을 처음 뵈었을 땐 멀찍이 반대편에 서로 앉으셔서 부부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부부라는 말씀을 전해 듣고 나니 정말 닮으셨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분은 올해 4월에 처음 교육을 받으시고 실전에 오신 건 며칠 되지 않으셨습니다. 한 20년 전 쯤 두 분의 지인이 위암판정을 받으시고 호스피스 병동에서 마지막 준비를 하시던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는 꼭 해야 하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호스피스 교육과정을 받으시면서 “누구나 상식적으로 꼭 알아야 한다”며 호스피스의 중요성을 강조해주셨습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피해갈 수 없는 것이니까요.

두 분의 봉사자와 함께 새롭게 시작하신 정용숙 님은 30년 전에 메리놀병원에서 일하신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 인연으로 이렇게 호스피스 봉사까지 하게 되셨다는데, 정용숙님도 친구 따라 이렇게 오시게 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박미영 님 이십니다. 역시 친구를 잘 만나야 한다면서 다들 크게 한바탕 웃었습니다. 정용숙 님은 호스피스란 “스스로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 죽는 것은 다시 말해 잘 살기 위한 것”이므로 우리는 잘살기 위해서라도 죽음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서로 호스피스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풀어놓으니 어느덧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아직 듣고 싶은 말이 많은데 말이죠. 특별했던 경험들, 함께한 환자들의 이야기는 다음 달에 계속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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